좋은 점을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예전엔 좋았는데 지금은 안 그런 부분이 늘어서 매력이 떨어지긴 했지만
전혀 없는 건 아닙니다. 그리도 업종에 따라서는 한국시장이 경쟁이 치열해서 일본의 느릿한 환경이 주는
편안함이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저도 예전엔 '일본이 한국에 비해 낙후해서'라고 생각했지만 최근들이 '일본과 한국은 가는 길이 달라서'라고
생각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80,90년대 일본의 최전성기(!)의 잔광 때문에 여전히 서양에선 한국보다 일본을 좀 더 선호하는 부분도 있고요...
저는 보안 컨설팅 일을 하고 있고, 이 업무로 한국에 갔을 경우엔 아마 이 쪽 일을 하기 힘들 정도로 제가 구닥다리 일거라
생각하는 1인입니다. 그건 한국이 워낙 트렌드에 빠르고 워낙 선진화 되어있어서 일 것입니다.
특히 이쪽 일은 한국에서는 조금만 뒤쳐지면 바로 나가리(!)이고 고객도 워낙에 꼼꼼하다 보니, (특정 고객군은 거이 진상이고...)
제가 일본에서는 조금 일할만(!)합니다.
더군다나, 해외기업이 아시아에 거점을 세우면, 홍콩의 매력이 증발해서 싱가포르 아니면 동경에 중심을 둡니다.
그도 그럴게, 아시아에서 매출이 발생하면 그 절반은 일본에서 올려주기 때문입니다. 싱가포르가 아무리 날고뛰어도
일본 시장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무게가 있습니다. 그것이 모두 일본 기업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고 (일부 외자계도 역할이 크죠)
일본이 은근 서양 제품(!)을 좋아하는 이유도 있다고 봅니다.
보통 한국의 고객은 보고서 같은걸 줘도, 제출해야 하는 산출물의 깊이와 디테일을 요구하는데, 아마도 고객은 그 자체로
즉시 적용 가능한 수준을 요구합니다. 그와 달리 일본은 산출물로 다시 연구(!)를 하는 사업을 따로 발주하기 때문에, 굳이
디테일이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작은 회사보다 큰 회사에 그런 업무를 추진하려는 경향도 크죠.
뭐 아무튼, 제가 있는 업종에선 그나마 한국보단 시장의 속도가 빠르지 않고, 생태계가 나름 잘 보전되어 있어서 먹고사는데
한국보다 덜 치열하다는 점이 매력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쪽 분야는 사람이 부족(물론 이건 전 세계 공통)하다 보니, 사람을 뽑고 쓰는데 돈을 아끼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 한국은 인원이 없는데도 인건비가 좀 짭니다.... 물론 높은 수준의 능력자는 거기서도 스타 대우를 받습니다만,
저 같은 그냥 일꾼에겐 자비가 없죠... 그런 점에서도 일본은 매력적인 건 사실입니다.
약간 사족이지만, 부동산도 서울에 비해 도쿄가 그래도 손에 닿을 것 같다는 점도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아주아주 극히
개인적인 견해인 건 맞습니다만... 팔고 나서 돌아서면 후회하는 게 서울의 부동산 같습니다... 올라서 후회하는 게 서울이라면
떨어져서 후회하는게 동경 아닌가 싶어요...(본전이면 정말 행운 같습니다...)
뭐 아무튼, 이래저래 일본 오래 살았던 것 같지만, 워낙에 대충 살다 보니 이제 겨우 집 장만한 처지에서 그래도 전 일본에
살아서 그나마 내가 이 정도 먹고 사는구나 하고 일본행을 선택한 것에는 후회가 없습니다.
뭐 후회라면... 역시 맛난 떡볶이...ㅜㅜ
사족: 아 생각해보니 정치를 깜빡했네요... 국내 정치 말고 회사 내 정치.... 그것도 큰 요소였죠. 차라리 내가 외국인이 돼서
동료들과 그런 일이 엮이지 않겠구나...(라고 한때 생각했던...)는 아니고 비교적 한국보다 덜 정치에 휘말리더라;;; 정도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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